그럴 것 같더라. by 케이즈

작년, 염경엽이 가을야구를 던지고 호의호식하러 떠나는 듯한 그림으로 사라졌다.
그 전부터 갈등은 눈에 보였다.
특정팀에게 호구잡혔다는 것, 포스트시즌에서 성적이 좋지 못하다는 것,
투수들이 성장이 더디다는 것 등등...


그래, 감독은 원래 그런 자리고
참 안맞는 둘이 만나서 그런가보다 하면서
염경엽이 먹는 욕, 이장석이 먹는 욕 다 수긍했다.

그리고 장정석을 올렸을 땐 도대체 프런트에서 뭘 얼마나 잘할거길래 저런 선택을 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올 시즌을 시작할 때, 후임 감독보다 더 눈에 들었던게
코칭스텝의 개편이었다.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고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염경엽 색 쳐내기'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런건 어디나 있는 일이다.
전임 감독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뭐 드문 일도 아니고.

문제는 그게 왠지 선수들에게도 적용되는게 아닌가 싶던거였다.


윤석민을 중용한다고 선언하던 시기에 채태인이 영입되면서 윤석민의 입지가 묘하게 되었던건 이미 지난 사실.
그 윤석민은 결국 KT로 떠났다.
육성에 실패했던 강윤구는 NC로 가서 나름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금이야 옥이야 키우던 김택형은 SK로 떠났다.
임병욱은 부상을 겸해서 중용받지 못하다가
(손가락 부상 상태에서 대수비를 들어간 것을 보면 험하게 다뤄지다가)
병원을 전전하고 있다.
표적으로 키워졌던 박동원은 시즌 초 주전자리를 보장받지 못하다가 2군으로 내려가기까지 했다.
관리야구를 선언한 상황에서 한현희는 최다투구수를 돌파한 후 통증으로 내려갔었고
조상우는 아직도 왔다갔다한다.

어떻게든 써먹던 유재신은 그 쓰임새가 극히 제한되어지면서 1군에서 거의 안보였었고
김세현은 세이브왕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좀 험하게 다뤄지다가 기아로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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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쎄했던 건 지난 LG전이었다.
그래, 분명 패전의 책임은 김세현이었다.
그의 책임주자가 홈을 밟은 이상 패전 투수는 그였다.

그러나 과연 온전히 김세현의 잘못이었는가를 생각해보면 의문점은 든다.
실점은 했지만, 결국 투아웃을 잡는 과정이 괜찮았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포수의 미스가 아니었다면 이닝이 끝났을거라는 생각을 해본다면
굳이 제구를 빌미로 2군에 내려보내지 않았어도 된다.

아니, 오히려 제구를 문제를 삼는다면 김상수가 문제였다.
2사 2루에서 2사 만루에 밀어내기가 되기까지 모두 사사구로 생긴 일이었으니까.

그러나 내려간건 김세현이었다.

그 전부터 의도적으로 김상수를 마무리로 밀어주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거야 뭐 감독의 입맛대로 바뀔수도 있는거니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의도적으로 김세현의 자리를 붕 뜨게 만든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올 해 많은 트레이드를 했다.
그리고 그 중 즉전력감은 내 기억으로 단 두명이었다.
미래를 위해서 즉전감을 내주고 불확실한 유망주를 받았다?

염경엽이 넥센을 떠나게 된 계기는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던게 제일 컸다.
그런데 지금, 다시 의문이 안들수가 없다.
불펜이 필요한 기아에게 김세현을 꺼내들면서 가져 올 카드가 정말 그렇게 없었나?
아니면 그렇게 해서까지 김세현을 처리해야했나?
혹은 그정도로 지금 데려온 인물들이 미래를 책임져줄 인재들인가?

염경엽이 역대급 멤버로 우승을 못했다고 까였지만,
사실 팀 구조가 기형적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세상에 선발 한둘에 필승조만 데리고 한 시즌을 통채로 버티다가 0.5게임차 2위라니! -
난 차라리 올해 선수단의 짜임새가 더 좋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뭐 어쨌든 공은 던져질거고 선수들은 뛰겠지만
정말 선수단에 필요한 트레이드인지,
아니면 선수들을 내치기 위해 계산한 트레이드인지는 좀 생각해봐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덧글

  • ChristopherK 2017/07/31 23:06 #

    그런데 오묘하게도 김태완 같은 선수는 데려오는 팀.
  • 케이즈 2017/08/01 00:55 #

    팩트로 때리지 마시죠?ㅋㅋ

    ㅎㅎ 농담이고, 아마 갈곳없고 긁어볼만한 싼 애들은 대충 데려와서 한번쯤 써먹어보는 것 같습니다. 그거야 뭐 크게 손해볼 일 아니니 특별히 딴지걸 일은 아니죠.
  • 올드캣 2017/08/01 08:54 #

    이승호는 당분간 그만한 좌완신인 나오기 어려울 정도라서 한번 투자해볼 가치가 있긴 하지요. 물론 재활이라는 변수에 제대로 클지 여부도 생각해봐야 하지만...
  • 케이즈 2017/08/01 16:22 #

    네 뭐 미래를 생각해서 복권을 사모으고 있다고 한다면 크게 나쁘진 않은데

    이 팀이 작년까지 가을야구에서 죽쓴다고 감독을 존나 까대던 팀이거든요. 구단주부터가.
    그런 팀이 해 바뀌자마자 기조가 180도 달라졌다고 한다면 당연히 적응이 안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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