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다시 블로거가 되었다. by 케이즈

0.
그동안 포스팅하고 싶은 것들이 넘쳤고
평하고 싶은 경기도 많았지만 꾹꾹 참았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내가 한 괜한 소리에 대한 나비 효과로
선수들의 기록에 누가 될까봐.
그래서 마지막까지 참고 참다가 그냥 시즌을 한번에 정리하려고 했다.

괜히 끄적이다가 야구 이야기도 할까봐 새글도 안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결국 참지 못할 껀수를 보고 말았다.

1.
굳이 따로 링크는 안걸겠다.
이미 본 사람들이 다수일 것이고, 이미 여기저기서 이야기가 터져나오고 있다.

그 기사가 나쁜 기사는 아니었다.
반발력이 올라가면 리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나타나 있었고,
그것을 다른 리그와 우리나라 리그까지 비교하면서 실제 사례를 보여줬다.

공인구를 안일하게 관리하면 어떠한 결과로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하면서
우리나라 관계자들에게 인식 개선을 촉구하는 메세지도 충분히 담았다고 생각한다.

그래, 여기까지는 좋았다.

2.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배운 거짓말의 기술이 두가지가 있는데,
(어쩌다 배웠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하나는 내가 할 거짓말을 내가 먼저 믿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그럴듯하게 꾸며야했고, 연기하는 것 처럼 정말 그게 사실인 양 말해야했다.
이게 굉장히 어려웠던 이유는 내 머릿속에서 그럴듯한 거짓말을 꾸미기엔
살아온 날도, 경험도 너무 부족했다.
그리고 연기 또한 매우 부족했다.

두번째는 좀 더 쉬웠는데,
많은 연관된 진실 속에 내가 하고 싶은 거짓말을 숨기는 방법이었다.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성인이 되어서도 이런 유사한 사례를 많이 봤었기 때문이다.

증권가 찌라시가 무서운 이유는, 신빙성 때문이다.
그런데 그 신빙성이라는게 전체 내용에 대한 비율로 따지면 얼마 되지 않는다.
문제는 그 속에 몇몇개는 '진실'이라는 것이고,
그것 때문에 나머지 거짓 또한 신빙성을 얻게 된다.
(내가 '용감한 기자들'이라는 프로를 싫어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거기서 나온 기자는 이태임이라고 말하지 않고도 이태임을 의젖갖고 사기친 여배우로 만들어버렸다.)

3.
다시 블로거씨의 글로 돌아와보자면.
맨 마지막에 '취재중 뒷 이야기'라는 문단이 문제가 되었다.
이것은 말 그대로 블로거씨가 갖고 있던 확인되지 않은 '찌라시'였다.
그런데 이 '찌라시'가 앞에 정성을 다하여 쓴 기사와 연관짓게 되자
굉장한 신빙성을 얻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게 되었다.

만약 이 문단이 그냥 블로거씨의 블로거에 하나의 포스팅으로 올라왔다고 가정해보자.
아무런 힘도 없었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조롱받았을지도 모른다.
내용만으로 보면 '볼걸이 구단 관계자에게 지시를 받고 공을 따로줬다'고 한다.
게다가 실체를 알수 없는 '다른 구단 관계자'까지 합세하여 그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이 문단이 쓸데없는 이유는 계속 된다.
그 이야기를 들은 블로거씨가 경기를 지켜봤는데 딱히 그런건 없었단다.
해당 구단 관계자에게 물어봤더니 역정만 들었단다.

그리고는 그 논란이 모두 공인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생긴거라고 책임을 돌려버린다.

딱 이 문단만 기사로 나왔거나 글로 올라왔더라면 과연 오늘처럼 호응을 얻었을 수 있었을까?

4.
확실한 것은 작년에 비해 반발계수가 전체적으로 올라갔고,
때문에 리그가 평균적으로 홈런양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는 사실 시즌 초반부터 끊임없이 제기되던 문제였다.

국내 야구팬들은 대부분 갑자기 쏟아지는 점수에 짐작을 하고 있었고,
엠팍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해 일찌감치 지적을 하고 있었다.
(반발계수는 올라갔지만 공인 기준을 넘지 않는다,로 마무리 되었었다.)

여기에 직격으로 오해를 산 구단이 역시 넥센이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넥센이 받은 공인구는 두산과 기아가 같이 사용하는 것이었지만
이미 색안경을 쓰고 보는 사람들은 '목동같이 작은 구장에서 그런 부정구를 쓰니까 잘되는거지'라며 폄하하기 일수였다.

5.
어차피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벤헤켄이 목동에서 좋은 투구내용을 보였던 것은 그가 땅볼 유도를 잘하는 좋은 피쳐여서가 아니라
구단에서 공을 바꿔치기했기 때문이었지만,
다른 투수들이 터져나간 것은 실력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건창,박병호,강정호의 대기록은 편법과 불법에 의한 것이지만,
시즌전에 노력했거나 작년에 잘했던 성적은 단순히 반짝이었단다.
시즌 전부터 벌크업을 하며 장타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던 여타 선수들 또한
그 노력을 모두 부정한 것으로 만들었다.

블로거는 스탯티즈를 망하게 했던 것처럼,
또 다시 넥센에 주홍글자를 새겨버렸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논란은 논란대로 일고 관심은 관심대로 받은 이후에서야
'니들이 생각하는 그 팀은 아님'이라며 발을 뺐지만,

이미 낙인은 찍혀버렸다.

이제 아무리 해명하고, 아니라고 해도
블로거씨가 협박을 받은 것이거나 대놓고 비꼬는 것이라고 믿는 것들이 생겨버렸다.

올해 초 박병호가 받았던 시선을 팀 전체가 받게 될 것이다.
'뭐야, 역시 공인구 단속하니까 못치네. 사기꾼들 ㅉㅉ'
아직 내년 시즌이 오지도 않았는데도 왠지 다가올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늦었다.

덧글

  • 꿈꾸는드래곤 2014/10/16 23:30 #

    블로거 수준이 그렇죠 뭐. 좀 괜찮은 기사 쓰던거같다가도 저렇게 블로거 인증을 하니....
  • 케이즈 2014/10/16 23:44 #

    사실 넥센과 그리 나쁜 관계는 아니었기에 글을 쓸 당시에는 이런 논란을 생각지도 못했던 것 같습니다.
    시즌 전부터 유독 넥센에 좋은 기사만 써주고 희망의 찬가를 불러제끼던게 박블로거이고 구단차원에서도 이해관계로 엮여서 움직였다고 하니 고의라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가끔보면 정말 생각없어보입니다.
  • 솜사탕 2014/10/16 23:38 #

    저거 고소 안되나요? 저거 묻어버려야 합니다. 다시는 방송 못나오게 해야해요. 스텟티즈 죽이고 이젠 넥센까지 죽이려 드네ㅅㅂ
  • 케이즈 2014/10/16 23:47 #

    늦었습니다. 고소를 해도 안될거고(찔리니까 고소했겠지) 사과문을 올려도 안될거고(넥센에서 항의왔나보네) 어느 구단인지 밝혀도 안될겁니다(근데 넥센도 포함일걸).

    우연도 반복되면 필연이라 했습니다. 몇번에 걸쳐서 반복되는 일을 보면 노력에 비해 자질이 없어보입니다. 글을 올리기 전에 감수해줄 누군가가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 솜사탕 2014/10/16 23:53 #

    다시는 저런일이 없어야겠어요. 두번째에요 두번째. 또 누굴 바보로 만들려고 할까요? 걱정됩니다.
  • 케이즈 2014/10/16 23:55 #

    적어도 기사와 칼럼을 구분해서 썼으면 좋겠습니다.
  • 파워풀 2014/10/16 23:55 #

    옳은 말씀이시네요... 넥팬은 아니지만 참;;;
    한낱 찌라시 수준이었을 뿐인데 그거에 죽어라 반응하는 야구 팬들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그 찌라시를 기정 사실인마냥 기사(도 아닌)를 써댄 촉새겠죠.
    이 사건으로 촉새는 이제 블로그에서만 볼 수 있는 걸로 했으면.
  • 케이즈 2014/10/16 23:59 #

    평소에는 좋은 기사들을 잘 쓴다는게 더 고민이죠. 모가중 사건도 그랬었고.

    생각해보면 박블로거씨가 모가중 터뜨릴때 넥센에서 모가중 아이들을 불러들였고 강정호는 상금을 기부하기도 했었지요. 구단과 블로거씨의 관계가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 오히려 좋은 것 같은데 이런 일을 불러일으켰으니
    앞으로 어떤 대접을 받게 되고, 어떤 기사를 쓰게 될지 궁금해지긴 합니다.
  • 파워풀 2014/10/17 00:03 #

    확실히 기사의 수준은 높은건 정말이고 좋은 기사를 쓰기도 하지만,
    사실 확인도 안된 걸 기사로 쓰는 건 기자로써(애초에 블로거지만) 소양이 덜 된 듯 보입니다.
    뭐 우리가 이런다고 바뀌는것도 없겠지만요..
  • 케이즈 2014/10/17 00:15 #

    클릭수가 많아서 좋아할지, 아니면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예전 기자들처럼 기사를 올리기전에 한번의 검토를 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친분이 별로 없는, 객관적으로 논란이 될만한 꺼리를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 리인카네이션 2014/10/17 00:26 #

    나성범 부정배트때가 생각나네요...으으
  • 케이즈 2014/10/17 01:58 #

    나성범도 그 논란 이후로 잠깐 페이스 잃었던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멘탈이 중요하다는 스포츠다보니 이런 논란이 일어날때마다 솔직히 심장이 덜컹합니다.
  • 飛流 2014/10/17 00:33 #

    생각 없는 박촉새......
  • 케이즈 2014/10/17 01:58 #

    모가중과 목동구장 기사 이후로 삘받고 쓴 것 같긴 한데...
  • erasehead 2014/10/17 05:18 #

    저도 어제 올라온 그 기사 봤습니다. 전체적으로 좋은 기사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한줄의 사견이 결국 문제로군요. 덧글 보니 좋은 기사라는 칭찬도 많았습니다만, 유독 그 '사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덧글도 많이 보이더군요. 나비효과가 생각보다 파장이 크겠습니다, 앞으로...
  • 케이즈 2014/10/17 09:25 #

    사실 공인구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한번쯤 짚어볼 필요가 있었고 시즌이 거의 끝난 마당이니 기사로 낸 것도 있겠지만...

    ...ㅠ
  • 2014/10/17 10:1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10/17 10:3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10/17 11:2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10/17 13:3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마루빵 2014/10/17 12:00 #

    말이 공인구 논란이지 사족에 붙은 건 거의 승부 조작급 부정행위인데 별 근거도 없이 툭 던져 놓는 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 케이즈 2014/10/17 13:31 #

    모여라 어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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