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어게임과 더 지니어스의 공통점과 차이점. by 케이즈

너네들은 죄다 F 다.

꽤나 인상깊게 읽은 글이었다.
모든 것이 허용가능했지만, 마지막 선까지는 넘지 말았어야한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나 또한 그 말에 공감하고.

그것도 매우.

지니어스가 논란이 되는 부분을 보면서
라이어 게임과 여러가지 비교를 해보는 것이 사실이다.

모티브가 그쪽이어서 당연한 것이지만.

-


사실 어찌보면 라이어게임의 참가자들은 지니어스의 참가자들보다 더 절박하다.
그들은 벼랑 끝에 몰려있다.
조금만 밀려 떨어져도 커다란 빚을 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폭력이나 절도 따위의 범죄는 저지르지 않는다.
협박과 회유로 참가자를 이용했던 요코야는 마지막에 사무국에 카운터펀치를 맞는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금전적인 부담을 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폭력과 절도를 할 시 벌금 1억엔'이라는 절대 규칙을 어길 사람은 없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과연 기본적인 룰을 벗어나는 것인지 여러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신중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조금만 헛딛으면 천길 낭떠러지, 1억엔이라는 벌금과 패배시의 빚까지 떠안게 되므로.


반면 지니어스의 참가자들은 그정도로 절박하지는 않다.
규칙을 크게 어긴다고 해도 그들의 삶에 큰 지장은 받지 않는다.
그들에게 지니어스 게임은 그냥 일이자 유흥거리일 뿐이니까.

때문에 자신의 행동에 대해 그렇게까지 신중하지 않는 듯 하다.

어떠한 행동을 하는데에 있어서 '이것이 룰에 어긋나는 일인가, 아닌가'를 굳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잘못되면,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과연 그들에게는 아무런 제재가 없었을까?

라이어게임으로 돌아가보자.
라이어게임은 말 그대로 상대를 속이는 게임이다.
어떤 협박을 하든, 계약을 하든, 사기를 치든 이겨서 돈을 벌면 그만이다.
게임 안에서 얼마나 더럽고 추잡한 짓을 했는지 사회는 모른다.
말하자면 라이어게임의 참가자들은 커다란 금전 부담을 안고 있는 대신
사회적 도덕성(이렇게 표현하는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철저히 비밀이 보장된다.

지니어스는 그 정 반대다.
지니어스는 자신의 두뇌를 입증해보이는 게임이다.
약간의 사기와 거짓말, 혹은 협박을 할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주체는 아니다.
또한 별다른 리스크가 없는 대신 사회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
금전적인 빚 대신 그들의 인간성이 담보로 잡혀있다.
혹은 사회적 평판이.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적어도 그 안에서는 그것을 체감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체감하기 힘들기에 쉽게 저지른다.
체감하기 힘들고 쉽게 저지를 수 있다고 해서 그들에게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들 대부분은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며
(특히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한 주범들은 더더욱 그러하다)
그들의 작은 실수에도 대중들은 언제나 등돌릴 준비가 되어있다.

그리고 지금 딱 그러하고 있고.

수많은 비난을 온몸으로 맞이하는 그 주인공들은 지금 어떤 느낌일까.
제작자는 어떤 느낌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제작자입장에선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막장드라마가 시청률이 높듯, 어쨌든 이슈를 끌고 관심을 끈다면야 그걸로 만고땡이라 생각할 수 있으니까.

---

제작진은 사과문에서 '은닉'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숨겼으니 은닉이라는 것인데 제작진이 '절도'라는 단어를 피하기 위해 엄청 노력한 것이 보인다.
하긴, 이제와서 찍은 방송분을 날려버리고 새로 판을 짤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기까지 진행되었는데 무엇을 어쩔 수 있겠는가.
물론 한회를 특집편으로 기존 상황을 되짚어주는 식으로 떼우고 재게임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멀리왔다는 생각이 든다.

라이어게임으로 돌아가보자.
라이어게임은 룰만 어기지 않는다면 어떠한 상황도 가능하였다.
주인공 신이치와 요코야, 카츠라기들은 기본적으로 거짓말은 하였지만
그들이 내건 룰을 어긴적은 없다.
모두들 룰을 지켜야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때,
그 룰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이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야말로 두뇌로만 승부를 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첫째로는 드라마여서 그런 것도 있지만,
중간에서 컨트롤할수있는 감독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패자부활전에서 여주인공 나오와의 승부를 인정못하고 계약서를 찢으려는 후쿠나가에게
감독관은 친절히 알려준다.
'지금 계약서를 찢으시면 계약불이행으로 벌금 1억엔입니다.'
참가자들이 엉뚱한 방향으로 튀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다.

지니어스는 그런 감독관이 있었는가?

두뇌로만 싸운 두번째 이유는,
그들에게는 최소한의 프라이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두뇌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긴, 애초에 두뇌가 떨어지는 사람은 후반부에 진출하지도 못했으니...)
그 착하던 나오조차도 자신이 생각한대로 이기기 위해 자신만의 판을 짰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룰에 위배되지 않는 것이었다.

--

지니어스의 부제는 룰브레이커이다.
'룰 브레이커라는 부제를 달고 있으니, 당연히 룰을 깨는 행위가 있어야하지 않아?'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룰 자체의 의미가 없다.
부제에 대해 의도를 좀 더 정확히 짚어보자면
'룰의 맹점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법'을 요구했을 수 있다.

나는 적어도 이상민이나 노홍철을 욕하지는 않는다.
하는 짓이 밉상이라고는 하나,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뛰어난 두뇌로 시즌1에서 우승을 거둔 홍진호 앞에서
스스로 두뇌가 모자람을 인정하며 프라이드를 접고 좀 더 추악한 방법-허풍이나 거짓말로
자신의 안위를 보전하는 것은 게임의 방향에서 크게 어긋나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조유영과 은지원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더불어 제작진까지)
그들이 한 행위가 결코 룰안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쓸데없이 길어졌다.

요약하면 이거다.
지니어스의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어떤 부담을 안고 게임에 임해야하는지 좀 더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그것은 '시청자'이며, 그들을 의식해서라도 자신이 할 행동을 한번 더 생각해야한다.

또한 제작진도 앞으로를 생각한다면
참가자들이 엉뚱한 방향으로 튀지 못하도록 잡아줄 관리자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나저나 지니어스 때문에 라이어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봤는데,
역시 두번봐도 재밌다.

서로를 속이라는 라이어게임은 의외로 페어하게 게임이 진행되고,
자신의 두뇌를 과시하라는 지니어스는 의외로 추잡하게 진행되네.
아이러니.

덧글

  • JK아찌 2014/01/17 12:00 #

    시즌1은 안이랬어요 ㅠㅠ

    시즌 1에서 인간성은 욕먹은 사람이?'' 음 있었던가? 없었던듯해요

    제가 볼때는 피드백이 너무 늦은게 가장 큰것 같아요...

    케이블 방송이라 미리 너무 많이 찍어 두는 바람에...

    시즌1보고 너무 기대가 컷던것 같아요 ㅠㅠ
  • 케이즈 2014/01/17 12:05 #

    물론, 시즌2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시즌3를 진행할 경우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ㅎㅎ

    지난 이야기지만 시즌1에는 참가자들 스스로 감독관을 자처하며 지나친 친목질을 경계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참가자들 의식수준이 높았다는 이야기일수도.
  • JK아찌 2014/01/17 13:31 #

    1은 베신해도 다음화가 되면 다시 같은편을 하기도 하며 정말ㄱㅔ임으로 즐겼지요.....
    지금은 게임 같지가 않아요...
  • 친절한레비 2014/01/17 15:55 #

    그런 의미에서 거대한 축이었던 차민수를 저격하도록 유도한 김구라는 대단하네요 물론 비슷한 이유로 홍진호한테 당하지만요
  • 2014/01/17 15:4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1/20 13:5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