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8.28 by 케이즈

1.
현 직장에 들어온지 3년차가 되었다.
작년 이맘때쯤 일이 넘쳐나서 정신못차리고 높아지는 불량률에 스트레스를 받고 그러다 퇴직까지 심각하게 고민했던,
그런 나날들이 지나고 드디어... 약간의 평안을 찾았다.
내 업무 능률이 올라갔냐,하면 맞기도 하고 다른 이유이기도 한 것이 재밌는 것이지.

2.
우리 회사의 설계실에는 인원이 두명이다. 
회사 규모가 크지 않으니 두명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윗분들의 생각이고, 나 또한 그 생각에 크게 반하지는 않는다.
일이 나에게 몰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내 전임자는 현재 관리부로 넘어가있다. 본인 커리어를 위한 선택이기도 했지만, 더 확실한 이유는 같이 일하는 분이다.
전임자의 직책은 과장이었고, 현재까지 내 옆에 있는 분의 직책은 차장이다.
업무능력과 급여상황을 보면 서로의 직책이 바뀌거나 전임자의 직책이 차장이 되어야하지만,
같이 일하시는 분과 도매급으로 묶이기 싫다며 완강히 거절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말이지.
여튼 직장인에게 중요한 포인트는 직책보다는 급여일테니, 급여만 본다면 둘이 비슷하거나, 전임자가 조금 더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지?'라고 생각될수는 있으나, 이 전임자의 업무능력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3.
그럼 어떻게 이 전임자의 직책은 과장이고 업무능력도 좋은데 같이 일하는 분의 직책이 차장인지 의문이 들거다.
맞다. 차장이 먼저 입사했다. 전임자보다 무려 6년이상 먼저 근무를 시작했다.
문제는 설계로 입사를 한 것이 아닌, 현장직으로 입사를 했다가 계속 설계사원이 버티지못하고 그만두니 궁여지책으로 업무가 바뀐 케이스이다.
생각보다 이런 케이스는 흔하다. 심지어 전임자였던 과장 또한 예전 직장에서 현장직이었다가 답답해서 내가한다,라는 마인드로 설계 사무직으로 올라온 케이스였으니.

10여년이나 되는 연차에 설계직으로만 5년이상 근무한 사람에게 차장이라는 직책이 주어졌을때는 단순히 설계의 업무만이 있지는 않았을것이다.
실제로 사무실이 아닌 공장안에서 차장은 그 분 하나다. 여기는 설계부도 공장의 한 파트로 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육체가 편하게 일하는 사무직이니 현장에서 신경을 쓰지 못하는 자잘한 관리업무들을 차장에게 맡기기도 하였다.
소모품 분출관리라던가, 원자재 발주입고관리라던가. 기계부품에 대한 발주도 그러하고, 전체적인 인원에 대한 관리도 생각했었을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원래 업무인 설계를 하는 동시에 이런것들을 하기를 원했었다.

4.
문제는 이분의 업무 능력이 그만큼이 되질 못한다는 것이다.
그걸 언제 알았냐고? 설계직으로 올리고 한달도 안되어서 알았다고 한다. 다만 사람이 없었으니 울며겨자먹기로 끌고 왔다고.
불량률도 불량률이지만, 규모가 큰 불량도 상당히 내었다고 한다. 사후처리에만 들어간 돈이 억단위가 넘는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끌고 왔다고 하는거보면 어지간히 사람이 없었나보다.

본 업무인 설계부터가 어그러지고 들어가는데 부수적인 업무들이 제대로 돌아갈리가 없었다. 
때문에 업무가 대폭 축소되었으며, 관리의 영역은 NCT까지만으로 한정이 되고, 각 부서의 파트장이 알아서 본인들의 기계와 인원관리를 하는 것으로 돌아가고 있다. 현재까지.

그러던 와중에 전임자가 들어왔다. 전임자는 이미 경력이 충분히 있는 사원이었으며, 제품의 특성이 생소하다는 것만 빼면 업무 자체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는, 오히려 빠르게 적응하며 일을 처리했다.
공장에서 일어나는 불량률에 대한 근본원인을 체크했으며, 난해한 제품이 나왔을때도 나서서 설계를 처리했다. 물론 미흡한 부분이 다소 있었지만, 그정도는 조립/가공쪽에서 커버가 가능한 부분이었다.

특유의 업무능력을 과시하며 난해한 현장이나 상당히 많은 도면을 홀로 처리하였으며, 일 비중의 많은 부분이 이 전임자에게 돌아갔다. 중요한점은 여기서 업무를 알려줘야하는 차장의 역할은 매우 축소되어 있었다는거다. 그것에 관련된 이야기는 내 이야기때 다시 하겠다.

여튼 덕분에 차장에게 가해지는 업무의 양이 많이 줄어들었다. 많이 줄어든걸 넘어서 여유가 넘칠 정도가 되었다.
그럼 이후에 차장은 무엇을 했을까? ...그 여유를 즐겼다.
불량률은 별로 변함이 없었으며, 실수는 잦았고, 관리는 애초에 적성이 아니었다.
전임자에게는 슬슬 한계점이 다가왔다. 본인이 하는 일이 많은건 어차피 월급을 많이 받으니 문제가 아니었으나, 설계실에 떨어지는 업무의 대부분을 본인이 가져가면서 저 무능한 사람이 놀고먹는 꼴을 보기가 싫었던 것이다. 누구라도 안그러겠는가.

때문에 전임자는 저분과 상관없는 부서로 넘어가서 일하기를 원했고, 혹여 나중에 사단이 나서 어그러지면 무능한 저 양반을 쳐내고 후임자와 자신이 설계실에서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향까지 꿈꿨었다.
그렇게 전임자는 관리부로 넘어갔고, 그렇게 후임자인 내가 입사를 했다.

5.
내 인수인계 기간은 2주였다. 2주안에 업무에 적응했어야했다. 물론 무리였다.
이 회사는 신입을 위한 마땅한 커리큘럼이 없었다. 그저 각 부서에서 전임자에게 자신의 업무를 이어받는 것이 전부였다.
대부분의 중소공장들이 그러하듯 말이다.
그러나 설계파트는 그걸 넘어서 제품에 대해, 각 파트의 공정에 대해 어느정도의 이해가 필요했다.
내가 만드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잘 알아야 설계에 반영시킬테니까.

내 인수인계 기간은 2주였다. 전임자는 얼른 관리부로 넘어가서 일을 이어받기를 원했고, 애초에 이 설계실이 제대로 돌아가는것에 별로 흥미가 없었다. 어차피 어그러져봐야 사원인 나보다 차장에게 책임이 더 갈테고, 그러면 개편이 이뤄질테니까.
그리고 차장 또한 별 생각이 없었다. 후임으로 들어오는 사람도 전임자만큼 일을 잘하겠지,하는 막연한 기대감이었을까?
아니면 애초에 별 생각이 없어서일까.

첫 1년은 내 최악의 해였다. 제품이나 공정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능력보다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했다.
보통은 내 선임인 차장이 적당하게 업무를 배분하고 내가 실수할만한 포인트를 짚어주고 어려운 것은 본인이 처리하면서 나에게 노하우를 알려주는 식이 될 것이지만, 전혀.
난 이미 설계실을 떠난 전임자에게 계속 물어봐야했다. 왜냐고? 차장이 갖고 있는 업무 지식은 틀린 것이 너무 많았고, 질문에 대한 이해가 어긋나서 잘못된 답을 알려줬으며, 노하우라고 할만한 것이 별로 없었다.
당연하지않은가. 어렵거나 복잡한 것은 전임자의 업무로 돌아갔었으니.

나에게 업무가 배분되는 형식은 이러했다. 한두건짜리 소소하고 간단한 것은 나에게 돌아왔다. 긴급히 처리해야할 것들도 나에게 돌아왔다. 혹여 긴급한 것들이 차장에게 배분되면 납기 하루 이틀을 남기고 나에게 되돌아오는 일도 빈번했다. 복잡한 하드웨어가 들어가는 제품들도 나에게 돌아왔다. 본인이 해본적이 없어서 자신없다는 투로 나에게 미뤘거든. 그리고 당연하게도 전임자가 하던 현장들도 다 나에게 돌아왔다.
그럼 차장은 어떤 업무를 가져갔냐면, 큰 현장에 대량, 동일사이즈로 들어가는 것들이었다. 간단하고 납기가 길고 한번 불량나면 좃되는, 그러한 일들. 물론 불량은 계속 나왔었다.

불행하게도 업무는 더 있었다. 우리 제품을 만들어서 납품할때 현장마다 시험성적서를 받아야하는데, 처음엔 내가 다른 업무들을 다 맡는 대신 차장이 시험체를 전담으로 했으나, 석달이 지나기도 전에 공장장이 분통을 터뜨리며 저새끼랑은 말이 안통하니 니가 시험체 이어받아라, 라고 통보했다. 아예 도면을 따로 관리하라면서 그 업무가 나에게 돌아왔다.
사실 지금이야 어느정도 기준이 잡혀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시험이 왜 탈락하는지, 어째서 측정값이 널뛰는지에 대해 시행착오를 겪는 시기였기에 설계의 수정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그리고 차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누락시키기 일쑤였고, 심지어 간단한 계산조차 착오하여 불량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차장에게 일을 맡기면 시험 검수 하루전에나 물건이 나왔기에 공장장이 밤을 새야하는 일이 잦았다는 것이다.(항상 새벽 두시에 퇴근했니, 세시에 퇴근했니 하곤 했다)

다시 말하지만, 입사 석달차에 이어받은 업무였다. 그렇다고 기존 업무가 덜어진게 아니었다. 더 얹어진거였지.
차장은 내가 느끼기엔 그 결정을 반기며 말이 나오자마자 '어디 폴더에 넣어놨어요!'라고 씩씩하게 말했었다. 죽빵 혹은 뒷통수를 쎄게 후려치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지만, 난 명험조차 나오지 않은 일개 사원이었다.
나에겐 힘이 없었다.

6.
최악의 첫해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업무를 처리할 혹은 배분할 능력이 안되는 차장, 그런 차장을 믿지 못하고 나에게 다이렉트로 의뢰서를 넘기는 사무실, 나를 키워서 부려먹으려는 공장장.
이 환장의 삼박자가 나에게 감당하지 못할 일거리들을 몰아주게 되었고, 내 멘탈은 실시간으로 갈려갔으며, 10건을 처리하면 적어도 서너건은 불량이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일이 몰렸던 이유는, 어차피 불량 나오는 건수는 비슷비슷한데, 내 일처리가 그나마 조금 더 빠르다는 이유에서였다.
게다가 그 와중에 신제품을 개발하겠다고 정신없는 나를 불러다가 자기 머릿속에 있는 제품을 손으로 슥슥 대충 그리고 설명해준 뒤 만들어달라는 지시는 덤이었다.

공장사람들의 불만도 쌓이고 있었다. 본인들은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런건 기본적인건데 왜 모르냐'는 식의 항의가 많았고(회사 내에서 정한 기본 스펙을 누가 알려주지 않는 이상 내가 알수는 없었다), 불량이 나면 우리는 처리 못해주겠다, 니가 직접 와서 해결해라라며 강짜를 부리는 사람들 덕분에 안그래도 부족한 시간에 직접 물건을 갈아내거나 수정하기 일쑤였다.
불량을 내는게 참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현장에서 그렇게 텃세를 부릴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사라졌다.
내 불량의 근본적인 원인은 시간과 실력 대비 과도한 업무량에서 비롯된 충분하지 않은 검토였던 것인데, 이것을 그저 나태함에서 오는 무지라고 생각했었던 모양이다. 맨날 사무실에 틀어박혀서 공장엔 잘 내려오지도 않는데 사고는 사고대로 빵빵 쳐대니...
이해는 하지만, 이해하는 것과 그들이 텃세를 부린건 다른 이야기다.

그 불만들이 공장장에게도 넘어가고 실제 현장에서 잘못된 물건이 납품되어서 수습하는 경우도 생기니 결국 면담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때 난 이렇게 표현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망망대해에 혼자 뗏목에 올라타있는 기분이다. 일은 많고, 도와주고 알려주고 잡아주는 사람은 없다. 나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버겁다.'

정말 한계였었다. 심지어 저 발언을 할 당시에 옆에는 차장도 같이 있었다. 난 이정도면 대놓고 이야기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자 공장장이 나에게 말했다. 니가 조금 더 시간을 쓰라고. 야근도 좀 더 하고 특근도 하라고.
일의 분배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나한테 얼마나 부하가 걸려있는지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고 알려 하지도 않았다. 그저 불만이 들려오고 불량이 나오니 그걸 족치겠다는 생각밖에 없어보였다.

내 성향이 어떠냐면, 두세번 말해서 씨알도 안먹힐 것 같으면 그 뒤로는 아예 이야기를 안한다. 그리고 딱 그런 느낌을 받았다.

결국 이를 악물고 버텼다. 무슨 생각을 했냐면, 이대로 일을 모두 끌어안고 처리하다가 퇴사해버려야지,라는 생각. 그럼 적어도 두세달은 혼란이 올거고, 그러면 납품에 문제가 생길거고, 그러면 회사차원에서 문제가 생길테니까.
악으로 버텼던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속으로 약간의 기대도 있었다. 이정도로 빡세게 일하면 적어도 대리나 과장급으로 올려주고 월급도 좀 챙겨주지 않을까, 하는.
입사할때도 분명 이야기를 들었었다. 이 회사는 근속연차로 급여를 주는게 아니라 능력에 따라서 준다고. 내 경력을 인정해주지 않지만, 능력을 보여주면 급여를 챙겨주겠다는 약속.
지금이야 불량도 내고 회사에 손실을 입히기도 하니까 당장 이야기하기 힘들지만, 내년에 연봉협상할때는 많이 챙겨주겠지? 1:1로 면담할 때 어필하면 되겠지? 하는 기대.

그러나 다음해 연봉협상은 팀단위도 아닌 부서별로 섞어서 한꺼번에 '자 싸인해'라는 식으로 이뤄졌다.
난 근로계약서를 바라보면서 한참을 고민했다. 진짜 한참을 고민했다. 넘어오는 일의 70% 이상을 처리하는 것 같은데, 왜 차장과 내 월급의 격차가 백만원 이상이 나야하는가, 적어도 몇십만원 차이까지는 만들어줘야하는거 아닌가,하는 잡상들과 이 월급을 받고 또 1년을 그렇게 보내야하나,하는 고민도 했었다.
싸인을 안하면 어떻게 되는거지? 하는 의문도 조금 있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싸인했다. 그래, 지난 1년동안 불량들 때문에 내 평가가 박해졌구나. 1년만 더 고생하자.

7.
점입가경이라는 말이 있다.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2년차였다. 익숙해지니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사람들과 친해지니 들려오는 이야기가 있었다.
차장은 여전히 능력부족에 시달리고 있었고, 일은 나에게 계속 떠넘어왔다. 얼마 되지않는 일에도 매번 불려가며 혼나는 차장을 보며 이미 기대하기를 포기했다. 문제는 그나마도 맡고 있던 자잘한 잡무들조차 나에게 넘어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일정 관리가 전혀 되질 않아서(전달 누락, 전달 미스, 자재 발주 미스로 인한) 결국 두 파트중 하나의 파트에 대한 일정관리가 오롯이 내 몫이 되었다.
자재 발주계산이 늦어지고 그로 인해 자재가 늦어지거나 급박해지는 일이 잦아지다보니 소모자재 계산 또한 내가 하게 되었다. 내가 하는 발주서에 대한 것들은 내가 계산해서 넘겨줬다. 그리고 발주를 했는지, 일정을 물어보고 재촉하는 일 또한 내가하게 되었다.(추후에 이 재촉하는 일은 공장에서 해당 소재를 쓰는 직원이 대신 해주게 된다)

내가 자발적으로 이어받는 것은 아니고, 이 역시 공장장의 지시였다. 쟤 능력이 안되니 네가 커버해줘라. 물론 불만이 쌓였다. 앞서 말했든 백만원 단위의 월급을 더 받아가는 양반이다. 뭔가 상황이 반대가 된 것은 아닌가?

공장장도 의문을 느끼는 시점인 것 같긴 했다. 대체 이 둘의 업무분배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래서인지 여름 어느날 그동안 쓰지 않았던 당일 업무 기록을 써서 제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어떤 설계를 어떻게 했는지 자긴 알 방법이 없으니 너네들이 적어서 도면이랑 같이 제출해주면 자기가 검토하겠단다. 나야 감사한 일이었다.
몇달간은 내 작업일지와 차장의 작업일지가 그 양이 심하게 비교되어서 올라갔다.(참고로 그 작업일지의 서식도 내가 만들어서 넘겨줬다. 엑셀 활용 및 문서 작업이 서투신 분이라서)
그럴때마다 나에게 민망한듯이 '아 나 오늘 도면을 거의 못쳤는데 어쩌지'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것도 심히 빈번하게.

내 불만이 심하게 높아지는걸 아는 전임자는 일정표에 설계 담당자 이름을 적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이러면 어느 현장을 누가 설계했는지 한눈에 파악이 되지 않겠냐고. 그렇게 일정표에 대부분의 칸이 내 이름으로 덮어지는 날이 한두달 이어지자, 그제서야 업무 분배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내가 요청한 부분도 있었고, 차장이 수긍한 부분도 있었다.

결국 내가 일정관리하는 파트는 내가 다 잡고, 차장이 관리하는 부분은 차장이 모두 잡는 식으로 이분화 되었다.
사실 말이 이분화지, 세부적으로는 내가 손이 더 많이가는, 프로그램을 만들더라도 최소 두배이상 더 많은 파일을 꾸려야하는 파트였다. 심지어 시험체와 개발품에 대한건 내 몫이었다. 그 밖의 자잘한 문서업무도 내 몫이었다.
그래도 분명한건 '전보다는' 일이 많이 줄었고, 나도 많이 능숙해졌고, 제품의 기본이 어느정도 잡힌 덥분에 예전처럼 시달리는 일은 드물었다.

그렇게 3년차가 되었다.

8.
코로나의 여파가 드디어 회사에도 타격을 입힌 시기였다. 설 상여금도 두달이 밀렸었고, 3월에 했던 연봉협상도 7월에서나 간신히 했다.
사실 코로나 여파라고는 하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 영업직에 혹해서 질러버린 자동화설비가 큰 문제였다.
제품의 생산력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숙달이 필요한 생소한 장비+생소한 프로그램+까다로운 조건 하에서만 제대로 작동하는 기계를 가져온건 둘째치고, 억대가 훌쩍 넘어가는 장비를 생각없이 질렀으니. 왜 생각없이 질렀냐고? 2년 쉰 기계를 대충 시연 몇번 보고 바로 사왔으니 생각없이 지른거지. 우리 회사에 제품과 특성을 고려해서 샀으면 절대로 저 물건을 살리가 없다.

여튼 돌아가는 상황을 보아하니 올해도 포기해야겠구나,하며 나도 약간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일을 했다. 그러다 한번 일이 빡세게 모인 일이 있었는데, 두달 정도는 다시 이를 악물고 일했던 것 같다. 사실 이건 능력을 떠나서 사무실에서 시험일정을 빽빽하게 잡아서 생긴 일이었는데... 뭐 중요한건 어떻게든 해내긴 했다는거겠지. 그 때 나만 고생하는 기분에 사직서까지 뽑았지만, 그만둘땐 두더라도 이건 다 마무리지어야하는데 그렇게되면 사직서 내는게 뭔 의미가 있나 싶어서 관뒀었다.

파트가 두개라하지 않았는가. 사실 이 두 파트는 텀을 두고 이어지는 상관관계에 있기 때문에 내가 죽을만큼 바빴으면, 한두달에서 길게는 석달 반년 이후에는 차장이 힘들어지게 된다.
이걸 고려해서 발주가 나오긴 하지만, 중요한건 일이 몰릴 타이밍이 오기 때문에 어떻게 일을 배분해서 빨리 대응할 것인가, 에 대해 고민을 했어야한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전혀 안했다는 이야기지.
안한것도 둘째치고 도면조차 안그리고 있었다.

전임자와의 대화. 그렇다. 지금 현 시점에서 6월에 나온 발주서가 아직까지 도면조차 안그려져있다는 이야기.
웃긴건 공장장은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너네 일 분배는 제대로 되고 있는거 맞냐?'하고. 차장이 처리못하고 일이 밀려가는게 일정표에 빤히 보이니까 나보고 도와주라는 이야기였다.
웃긴건 이미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걸 진작부터 보고 있었으니 '도면이라도 그려서 넘겨주면 내가 프로그램을 짜서 내리겠다. 그렇게 해서라도 도면을 좀 쳐내라'라고 미리 이야기 했었다.

물론 발주서 자체를 내가 그리고 내릴수는 있었으나, 그러기 싫었다. 내가 그 고생할 때 빈말로라도 도와주겠다는 말을 안하는 양반인데, 내가 뭐하러 호구짓을 해야하는가.

9.
이쯤되면 차장의 업무능력에 대해 심한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그게 당연하다.
차장은 기본적으로 설계를 배워본적이 없는 사람이다. 현장에서 일하다가 사무실로 날라온 케이스다. 그러나 그런 변명도 3~4년차에나 가능하지, 10년가까이 되어가는 상황에서는 변명이 될 수 없다.
다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설계를 배워본 적이 없으니 전개도를 입체화시켜서 상상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이 제품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이 될건지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이전에 작업했던 작업물로 수정해가며 비교하는 식으로 일을 한다. 익숙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조금이라도 난해하면 헤맨다. 속도가 늦다.

속도가 늦는거야 꾸준히 성실하게 하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판단에는, 아침일찍 출근하고(집도 멀다고 들었다) 야근까지 하는걸 빼면 그다지 성실하지 않다.
사무직의 특성인 앉아만 있다보면 집중이 힘들어서 딴짓하는거야 그러려니 한다. 특히 한쪽귀에 음악이나 유튜브 듣는 것까지도 다들 그러려니 한다. 그거야 뭐 그럴 수 있지. 잠깐 인터넷 기사 보는것도 그러려니 한다. 그렇게 꽉막힌 회사는 아니니까.
그분은 조금 더 나아가서 모바일로 웹소설을 보신다. 그래 뭐 웹소설 재밌지.
문제는 바빠서 일이 몰려있는 와중에도 그런 짓을 한다. 어떻게 아냐고? 지나가면서 보니까.
웃긴건 서로 내가 일이 바빠서 내 모니터를 보는 와중에도 아 저인간 딴짓하고 있었구나,라고 파악이 되는 상황이 있다.
한참동안 마우스나 키보드 소리가 안들리거나(이건 서류에 적고 있는 경우도 있다), 갑자기 자기 뺨을 치더니 '집중하자 집중!'이라고 한다던가, '아 오늘 일 거의 못했는데 어쩌지'하는 이야기가 들려오니까.
업무시간 도중에 손톱깎는 일은 빈번하다. 우리회사도 쉬는시간은 있는 회사인데도, 굳이 근무시간과 야근시간에 그런다.
업체와 통화나 미팅이라도 하는 날에는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한다. 이야기를 항상 미괄식으로 하기 때문에 결론이 나기까지 한참이 걸리고, 그마저도 그 뒤에 붙는 장황하고 쓸데없는 이야기에 결론이 흐려진다.

요약하면, 업무능력이 부족한데도 업무시간을 허비하고 낭비한다. 그러고 야근까지 한다.
내가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심지어 윗선에서는 나에게 야근을 안한다며 뭐라 했단다. 나한테 떠넘겨진 일들을 야근 안하고 근무시간 내에 처리하면, 아 일 잘한다 성실하다가 되어야할텐데 '쟨 야근도 안하고 현장 도와주지 않고 지 일만 하고 퇴근한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어이가 날라간 적도 있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적는 이유는, 나중에 혹시라도 내 애로사항을 물어보면 그냥 구구절절 말 안하고 시간나실때 이 글 한번 봐달라고 하기위해서다. 혹은 지금의 이 답답한 감정을 기록하는 것일수도 있고.

10.
우리 부서는 공장장의 미움을 많이 받는다.
1차적인 원인은 차장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에 있을 것이고(자기 일을 제대로 못하니 우리에게 제대로 지시를 내릴 위엄이 없으니까) 둘째는 기계를 다루는 직원들의 에고가 조금 강한데, 이것 덕분에 공장장과 자주 부딪힌다.
사실 이 두번째 문제도 크게봐서는 차장의 잘못이다. 아무리 밑의 불만과 위의 불만이 상충하고 부딪힌다 하여도 중간에서 잘 조율할 수 있어야하고, 그게 부서장의 역할일텐데 전혀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

사실 이번에도 그런 문제 때문에 오래 일하던 직원이 정을 다 떼고 나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친구는 공장에서 오랫동안 기계를 다루기도 했었고, 책임감도 상당히 있고, 과할정도로 꼼꼼한 면이 있어서 본인이 납득할 때까지 이해시키길 원한다. 나에겐 스트레스로 다가왔던 부분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서로의 스타일을 인정하게 된 후에는 굳이 싸우지 않고 좋은 의견을 제시하면 내가 그걸 받아서 정리하는 식으로 편하게 일이 흘러간다.
책임감이 있다는 것은 그저 시키는 일을 하는걸 넘어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까지 하면서 일을 하고, 그것에 대해 혹시라도 있을 변수를 최대한 제거하려고 한다. 도면도 미리 체크하고, 내가 실수해서 불량내는 부분도 미리 체크해서 잡아내던가, 소재도 미리 체크하고, 본인의 스케쥴을 정해서 일에 막힘이 없게끔 하는 직원이다.

괜찮은 직원 아닌가? 난 꽤 괜찮은 직원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이 직원은 프로그램 수정까지도 어느정도 할 수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차장보다 더 잘 수정하기도 한다. 탐구하는 자세를 갖추고 있는, 좋은 직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신경을 쓰는 반작용인지 최근에는 갑자기 블랙아웃을 겪었다고 한다. 기억말고 시야가 오분에서 십분정도 깜깜해졌다가 돌아왔다고. 아픈걸로 빈말하는 성격은 아닌지라 하루라도 빨리 병원가서 검진을 받아보라고 재촉했지만 그 특유의 성격과 당시 일정이 빠듯했기에 참고 일을 했었다.
그러다 하루는 너무 힘들어서 당일 계획했던 일은 다 하고 정해진 야근 시간에서 30분정도를 먼저 퇴근했었다. 근데 공장장이 와서는 자기 일만 다 하고 들어갔다고, 다른데도 좀 도와주고 그래야지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며 한바탕 난리를 피웠다는거다.
문제는 당사자가 없는 제3자들 앞에서 뒷담화를 하는 형식이 되어버린게 문제였다는것.

공장장의 상황도 이해가 가는게, 무더운날 사람이 부족해서 본인도 직접 내려가서 땀 뻘뻘 흘리며 일하고 있는데, 심지어 본인이 도와주는 부서에서 한명을 빼서 저쪽을 도와주는 상황인데 먼저 퇴근을 해버렸다니 화가 날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필터링이 전혀 되지 않았고,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는 비난은 결국 다음날 직원의 귀에 들어갔다.
직원이라고 그런 대우를 받으면서 다니고 싶을까? 차장에게 이야기를 하며 더이상 못다니겠다, 사직서를 내겠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단다.
보통의 부서장이라면 잘 다독였을 것이다. 아픈 것도 사실이고 열심히 안한것도 아니니까. 그러나 답변이 걸작이었다.
'네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난 위에다 그만둔다고 보고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보고는 올라갔고, 공장장은 당연히 그만두라고 해버렸고, 직원도 공장장과 몇년동안 부딪혀가면서 일했는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그런 대우를 받는걸 못견디겠으니 공장장하고 일하고 싶지 않다,가 되어버린거다.
공장장 또한 칭찬보다는 질책을 더 많이하는 스타일이고 칭찬을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안하고 다른사람을 통해서 돌려돌려서 뭉뚱그려하는 스타일이기에, 특히 질책을 할때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는 비난을 곁들인 질책을 하는 스타일이기에 몇년동안 열심히하면서 인정을 제대로 못받았다고 생각되는 직원들이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 직전에 다른 부서에서 두명이 손잡고 같이 그만둔 적도 있었다. 표면적인 사유는 다른 것이었지만 직접적인 사유는 공장장이 원인이었다)

결국 우리 부서 직원은 전무님과도 몇차례 이야기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이번달까지만 일하게 되었다. 사실 이것도 진작에 그만두려 했는데, 지지부지 시간을 끌다가 후임자를 구하지 못했기에 직원이 퇴사날짜를 미룬 것이었다.
...그만한 책임감이 있는 직원이었다. 나였으면 그게 뭔상관이냐,하면서 사직서 제출 한달만에 칼퇴사할것같은데, 그만두면서도 남은 직원들 고생할까봐 최대한 배려를 했던거다. 나름.

근데 웃긴건...쉽게 구할 수 있을거란 직원이 한달이 넘을동안 구해지지 않았다는거다. 나름 생산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사람이 퇴사하는건데도 그 자리를 구하는데 그다지 열성적이 아니었던거다.
우리가 계속 '그 자리가 공석이 되면 어떻게하냐'고 한달전부터 물어봐도, 전무는 '사람 없으면 기계 세워야지 별수 있냐, 구하려해도 사람이 안오는데 어떻게하라는거냐'따위의 말이나 하고 공장장은 '너네가 알아서 사람없을 때의 대비를 세워놔라' 이러고 있다.
이러다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내가 미리 대비를 세우라고 하지 않았냐, 그동안 안하고 뭐했냐'따위의 말이 나올까봐 걱정이다. 아, 물론 차장에게 '일단' 해당직원의 업무를 인수인계 받으라고 했다.
그러나 차장은 다른 누군가에게 업무 인계같은 교육을 하기엔 매우 부족한 사람이라는거다. 내가 절실히 느꼈던 바지만, 쓸데없는 것에 집중하다 정작 필요한건 대충 넘어가는 식이거나 제대로 안알려주는 식이었기에 더욱 걱정된다.
그나마 직원이 남아있을 때 인수인계가 되면 괜찮겠지만 차장이 신입에게 인수인계를 해주는 식이 된다면...

11.
쓰다보니 대책없이 길어졌다. 그만큼 하고싶은 말이 많았다는 거겠지.

지금에와서는 궁금하다. 이제 어찌될지. 내 업무는 점점 늘어나고 있고 챙겨야 할일은 더 많아지는데 나까지 나가버리면 어찌 될지.

참고로 난 아직까지 직위도, 명함도 없다. 명함 달라고 이야기한지 벌써 3년째지만 아직도 없다. 명함이 왜 필요하냐고? 걸핏하면 외부인들과 인사를 하는데 그쪽이 명함을 주면 뭐라고 할 말이 없다. 그정도가 내 위치라는것이겠지.

21.08.17)나혼산 + 박나래. by 케이즈

식상한 서두지만, 난 기안84에 대해 그다지 호감을 갖고 있지는 않다.
앞장서서 불호하지도 않지만, 그의 이해할 수 없는 세계관이나 공감할 수 없는 행동을 볼 때마다,
그리고 논란이 될 때마다 '뭐야 왜 저래?'하면서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웃긴 일은, 지금 상황에서 나처럼 '기안을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이건 선을 넘었다'라는 의견이 많다는 것.

내가 나혼산을 즐겨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프로그램 안에서 기안84가 어떤 존재였는지는 인식하고 있다.
과거 멤버가 교체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프로그램의 한 축을 맡아서 확고한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도 안다.
프로그램을 챙겨보거나 즐겨보지 않았던 내가 이정도인데, 과연 해당 프로그램을 즐겨보았던 사람들은 어땠을까.

흔히 인간관계가 그러하듯, 프로그램에서도 오래된 고정 출연자를 막대하는 면이 있다.
심한 장난을 하더라도, 선을 넘는 말을 하더라도, 기분 나쁜 일이 벌어지더라도
그동안의 시간과 정을 방패로 '이해'를 강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행위들은 조금씩 조금씩 강도를 더해가고 당하는 이가 참고 참다가 더이상 참지 못하는 지점에 와서 폭발을 하면,
그제서야 자신들이 선을 넘었다는 것을 알아채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그 지경이 되어서도 합리화를 하는 바람에 서로의 관계가 끊기는 경우도 있다.

나혼산의 제작진들은 기안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궁금하다. 그리고 출연진들은 기안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궁금하다.

혹여나 시청자들이 쓸데없이 예민하게 받아들였다고, 별일 아니라고 치부하면서 넘어가는건 아닌지 걱정된다.
오랫동안 애정하고 즐겨보던 프로그램이면 보통 시청자는 출연자에게 정을 주게 된다.
영민한 제작진들은 이것을 잘 이용하여 시청자들이 쌓은 정을 건드리면서 재미와 감동을 챙긴다.
우둔한 제작진들은 시청자들의 과도한 관심이라고 생각하면서 이 둘을 분리시켜 생각하다 사단을 낸다.

기안이 나혼산에 큰 애정과 고마움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출연자가 자기 생활을 바쳐서 프로그램에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면, 적절한 개입으로 화답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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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와 별개로, 난 박나래가 절대 메인MC가 될 수 없음을 확신했다.
박나래의 개그 코드는 희화화다. 진행 코드는 적극적인 리액션이다. 문제는 이 두가지가 무분별하게 섞여나온다는 점이다.
박나래의 희화화는 상대와 나를 가리지 않는다. 상대를 공격하고, 상대가 나를 공격하면 받아주고.
전형적인 개그맨들끼리의 합이다.

동료 개그맨들을 상대할때는 더할나위없는 시너지를 발휘한다. 쎈 공격을 하면 재치있는 다른 공격이 들어온다.
이런 상황이 몇번 오가면 방송에 나갈 재밌는 장면들이 만들어진다.
이런면에 잘 드러났던 프로그램을 꼽자면 맛있는 녀석들이다. 선을 넘는 것 아닌가?하는 멘트가 나오면 특유의 재치로 되돌린다.
혹은 상황극으로 받아준다. 혹은 되치기로 면박을 준다. 혹은 옆 동료에게 흘려서 엉뚱한 상황을 만든다.
박나래의 개그코드는 이런 코드가 그대로 묻어나온다. 보조MC이거나 게스트일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메인MC인 경우에는 본인이 던지고 본인이 수습해야한다.

또한 박나래는 적극적인 리액션으로 극을 이끈다. 상대의 행동, 혹은 방송되는 영상에 적극적으로 리액션을 한다.
문제는 이 리액션이 항상 긍정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위에 적은 개그 코드와 겹쳐져서 딴지를 거는 리액션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기억하는 박나래는 항상 이 진행패턴을 유지했었다. 그러다 상대가 발끈하면 거기에 맞춰서 상황을 이끌어냈었다.
정도가 적절하고 상대의 기분이 안나쁘게, 더 나아가서는 시청자들의 심기에 거스르지 않으면 상관이 없으나
박나래는 종종 그 선을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좋은 MC로 꼽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색을 드러내기보다는 주변의 색에 자신을 더하는 식의 진행을 많이 한다. 프로그램을 이끄는 사람과 보조하는 사람의 경계를 확실히 구분하지 않는 한, 박나래에게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는건 무리일 듯 싶다.
왜 전현무가 다시 프로그램에 합류되었는지, 왜 이경규가 장도연에게 자극적인 캐릭터가 없어도 차세대MC가 될 수 있다고 말했는지, 박나래 본인이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팬질하기 힘든 5월이다. by 케이즈

성폭행건은 조사중이긴하지만
북한도 아는 펜스룰을 프로 스포츠선수씩이나 되는 놈들이 몰라서 그 사단을 만들었다는게 뒷골이 땡기고
(술이야 마실수 있지, 술이야...)

현금트레이드건은 애초에 그 기간에 너무 급작스럽게 이뤄진 트레이드가 많아서
혹은
현금이 없다면 설명이 불분명한 트레이드도 있었으니.

안우진이야 주구장창 까일거리가 지 행실로 벌어진거라 딱히 실드칠 마음은 없는데
던지는거보니 또 메이저나 가지 왜 ㅅㅂ 여기 남아서 사람 심란하게 만드나 싶고.

에라이 시바꺼.
염감이 SK로 런한 이유가 있었네.
저딴게 단장이라고 있었으니.
팬들은 저딴걸 빌리장이라고 물고 빨고 있었으니.

에라이 시바꺼.
썅.


새해입니다. by 케이즈

2018년입니다.
해피뉴이어.
너님 한살 더 드신거 축하드립니다.
나 한살 더 먹은거는 말하지마요. 크흡....

작년엔 이런저런 힘들 일이 겁나 심하게 몰아닥쳐서
이승을 셀프하직할까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열 손가락을 넘어갈 정도로 많았습니다.
만.
역시 겁쟁이인지라 스스로 요단강을 건너는 용기는 없었군요.
역시 수영을 안배우길 잘했습니다.

힘든 부분은 다행히 어느 정도 지나갔고,
이번 연도까지만 버텨보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 이번연도냐,하면.
제 이름으로 성명학인지 뭔질 봤는데
다른 나이대에는 모조리 40점인데 35살부터인 장년기에는 운이 만개하더군요.
그래서 1년 더 버텨보려고요.
그러면 뭐라도 좀 나아지겠지.

물론 노년기부터는 그때 번 운을 다 탕진한다 하던데....
뭐 그때가서 이름을 바꾸던가 해야죠.
노년기에 불리기 멋진 이름이 뭐가 있나 천천히 고민해봐야것습니다.

작년 한 해, 수고하셨고
저도 수고했고
올 한해도 열심히 달려봅시다.

망할 야구는 올해도 못끊을것같네요.
박병호는 왜 돌아와서....쯧.

박뱅 복귀를 듣고 두가지 단상. by 케이즈

1. 아 그래서 채탱을 미련없이 판다고 광고했구나.
2. 설마 박뱅을 트레이드 하려는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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