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까지 넥센야구 단상. by 케이즈

1.
정대현 던지는 것만 보고 판단하자,라는 생각이었는데
어제 던지는 것만 봐서는 큰 점수차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물론 김성민이 똥 싸놓고 간 이후에 삼성 빠따들이 제 역할을 못했을 수도 있지만,
그거야 뭐 좀 더 두고볼 일이고.

2.
채태인이 들어왔던 순간부터 윤석민의 자리는 애매해졌었다.
심지어 이 팀에는 거포 포지션에서 활약해야할 유망주들이 2군에서 썩고 있는 형편이었고
외야 자원들이 경쟁구도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외야 거포 포지션으로 있는 유망주들이
1루로 전환하는 것까지 심각하게 고려해야하는 상황이었으니.

당시 감독이었던 염경엽이 'FA때 잡아둘 거 아니면 영입하지 말아라'했던 것이 허언이 아니었던거다.
윤석민을 고정 주전으로 키우겠다는 감독의 플랜에 그대로 백태클을 건 상황이니까.

결국 윤석민은 으례 타자들이 그러하듯 상향세를 달리다가 하향세로 내려오는 시점에 트레이드를 '당했다'.
그리고 그 대상은 정대현과 서의태.
네임밸류로만 보자면 물음표가 다섯개 이상 붙을 수 밖에 없었다.

3.
왼손 투수가 없어서,라는 변명은 이해한다.
이 팀에 왼손투수 포지션으로 버티고 있는 투수가 금민철, 김성민, 오주원 정도였는데
앞에 두 투수는 선발진에 뚫린 구멍을 열심히 메워주고 있고,
오주원은 함부로 써먹기보다 섬세하게 다뤄줘야할 필요성이 있었다.

강윤구 임팩트라고 해야할지, 좌완 파이어볼러에 앗뜨거 한 이후에 고른 하영민이
전반기 팀 불펜의 기둥역할을 잠시나마 해주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아마 '역시 속도보다는 컨트롤이지!'라고 확신한건 아닐지.

그렇게 생각한다면 김택형, 강윤구를 보낸건 이해가 간다.

어쨌든 우리 팀에 좌완 포지션으로 버텨줄 투수가 적어도 하나 이상은 필요했다.
좌우놀이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4.
자, 그래서 윤석민이 가고 좌완을 얻었다.
즉각 전력과 유망주를.
적어도 즉각 전력은 어떤 수준인지 어제 보여줬으니 나머지는 본인 컨디션의 문제일 것이고
이제 타선을 바라봐야 할거다.


고정 1번을 보고 있는 이정후는 좌타다.
주장이자 주전 2루수인 서건창도 좌타다.
궁극적으로는 3번에서 날라다니길 바라는 고종욱도 좌타다.
채태인 또한 좌타 거포 포지션이다.

김하성은 우타다. 성격상 이녀석은 한결같이 자기 스윙할거니 우타 거포로 봐도 나쁘진 않을거다.
박동원도 우타다. 백업인 김재현 또한 우타지만 키우고 있는 주효상은 좌타다.
김민성 역시 우타다.
시즌 초반 염경엽을 욕먹게 했던 허정협도 우타다. 백업으로 볼 수 있는 임병욱은 좌타고.
대타자원인 김태완, 이택근 또한 우타다.

나머지 백업자원도 살펴보면 좌타/우타가 나름 잘 섞여있다.

이 팀의 현 감독이 타순으로 장난질을 심하게 치는 편이긴 했지만
그 이면에는 본인이 키울 선수와 신뢰해야할 선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어쩌면 그 중심에는 포지션에 충돌을 일으키는 윤석민과 채태인이 문제가 아니었을까 한다.
둘 중 하나만 쓰기에는 아까운 자원이지만 같이 쓰기에는 지타자리가 없어진다.
그렇다고 둘 중 하나만 쓰자니 선택의 고민지가 많아진다.
단순히 '상대 선발보고 쓰면 되는 거 아니야?' 수준의 문제가 아니니까.

뭐 말이 길어지긴 했는데 몇가지의 조건만 충족이 된다면 괜찮은 트레이드가 될 수도 있다.

일단 그 첫번째는 저 굳이 써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심이 뿜어져나오는 대니돈보다는
다른 존재감 있는 외국인타자를 데려오는 것부터 시작일거다.

김민성 팔고 데려올 생각하지 말고.

~6/24일까지 장정석에 대한 평가. by 케이즈

공신력, 객관적 그딴거 하나도 없는 개인적인 평가인건 당연한거고...
어쨌든 시즌 반 넘겼으니 평가해본다.

내가 감독을 평가할 때 몇가지 기준으로 보는게 생겼는데

1. 시즌 전 얼마나 계획을 잘 수립했는가.

이건 염감 때문에(아 이젠 염단인가) 생겨난 기준.
시즌 돌입하기 전 어떤 계획으로 몇승을 챙길 것이고,
투수는 어떤 식으로 운영할 것이고,
야수는 어떤 식으로 돌릴 것이며,
신인은 어떤 선수를 키울 것이고,
변수가 생기면 과연 어떤 곳에서 생길지 체크하고,
그 변수가 생기면 어떻게 대처할건지 상정하고...

2.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만큼인가.

이건 혹사논란 혹은 나믿너믿으로,
아니면 신뢰의 야구로 넘어가는 영역이니 예전부터 챙기던거고.

3. 경기 중 흐름을 돌릴 역량이 되는가.

작전을 건다던지, 타임을 걸어서 잠깐 숨쉴 타이밍을 준다던지(투수체크라던지 항의라던지)
상대의 수를 예상하고 맞춤 대응을 한다던지.

---

이런 기준으로 장정석도 같이 보게 되는데
장정석이 그나마 잘 하는건 선수단 관리 정도 같다.

'잘한다'라는게 아니라 저 세가지 중에 그나마 좀 더 나은 항목이 있다면 그런 것 같다는거다.

과연 시즌 중 몇승이 마지노선인지,
우리가 지금 어떤 팀에게 몇승을 뺏어야 위로 올라가는지,
현재 어느 정도의 승수를 유지해야 후반기가 보이는지에 대한 그런 생각은 없어보인다.

소위 말하는 '흐름대로 흘러가는' 야구.

선수들이 잘하면 잘하는거고, 못하면 못하는거고.
'이번 시리즈에서 위닝을 거두면 5위로 올라설 수 있고, 이 수준을 유지하고 후반기가 오기전에 몇승차이까지 줄이겠다'
같은 개념은 없는 것 같다.

이를테면 어제의 경기.
양 팀 선발 투수가 강세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허프가 나온다는걸 안다면 그나마 어제가 더 승산이 높았다.

물론 선수들이 만루에서 무득, 득점권에서 삽질하면서 말아먹는 것까지 감독의 역량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점수차를 조여놓고 후반부에서 역전의 찬스를 노린다,같은 생각은 없었다고 본다.
금민철을 봐온 사람들이라면 5이닝 2실점이라는게 얼마나 좋은 호투였는지 모를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6회까지 올렸고, 아웃카운트 혹은 퀄스를 바라면서 놔뒀다.
그리고 코너까지 몰린 이후에 올린 카드는 하영민. 그리고 결과는 뭐...
물론 하영민이 올라와서 잘 막았을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맹렬히 흔들렸고, 그래서 만루를 맞았다.

장정석이 투수교체를 하는 방식을 보면,
그 날 나가는 선수를 정해놓고 가는 것 같다.
오늘은 누구누구누구를 쓸거야.하고.

예를 들면 목요일 한화전. 우리는 5점차를 뒤집혔다.
21일 등판했던 이보근이 왜 22일에 등판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는데
딱히 설명은 듣지는 못했다.
문제는 그 경기에서 하영민이 3점을 내주며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
결과적으로 보면 우리는 그날 필승조라고 할 수 있는 조상우-김상수를 쓰면서 졌다.

그리고 어제는 그렇게 아낀 이보근을 7점차에 올리며 졌다.(6점차였나?)
'그나마' 잘 던진다는, 필승조로 분류되는 선수를 패전처리로 돌렸다.

이 감독은 투수 분류를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눠서 로테이션을 돌리는 듯 했다.
필승조 전원을 올리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이를테면 전날 이보근을 올려서 마무리했다면, 다음날은 이보근을 배제하고 김상수를 올려서 마무리하는 식.
그 앞에 던지는 선수도 그런 식으로 두 그룹으로 나눠서 관리를 해주고.
그걸 '여력을 남긴다'라거나 '선수를 관리한다'라는 식으로 볼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리 강하지도 않은 전력을 쪼개는 덕분에 경기를 놓치는 결과로 나타난다. 번번히.

작전능력은 볼때마다 최악이다.
선수가 이미 흔들리고 있는 것 같은데 그냥 방치하다가 위기 직전에 올라가서 달래는걸 너무 많이 본다.
그 전에 끊어주거나 위기가 오기 전에 교체해줄수는 없는 것일까.
투수에게 한 이닝을 온전히 맡긴다던가, 보내기 번트를 지양하는 것을 너무 고집한다는 느낌이 든다.

염감이 유별나게 경기 개입을 좋아하는 경향도 있었지만,
장정석은 그냥 개입 자체를 하기 싫어하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흐름을 읽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한다면 그게 좋은 선택일수도 있긴 하겠지만,
밖에서 보기에는 경기를 놓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다.

지는 경기야 그렇다 치더라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경기도 그렇게 몇경기씩 버린다는 것.

선수 관리 측면에서도 사실 의문부호가 있다.
사실 말하자면 별로 마음에 안든다.
(두가지가 F라면 이건 D-정도...)

선발투수를 100구 내외로 관리해야한다는 것이 요즘 보통이지만,
'선발투수라면 110~120은 던져야지'하는 마음도 있는 것 같다.
물론 잘 던지고 있다면야 120구고 130구고 던지고 푹 쉬게 해주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수술하고 재활마치고 돌아온 선수라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하영민은 내가 볼때마다 올라오는 것 같다.
작년 부상당하기 전처럼 잘 던지는 느낌은 있는데
그것보다 감독이 하영민을 애니콜의 느낌으로 사용하는건 아닌지 걱정된다.
얘도 작년 부상으로 시즌 중 이탈했었다.

모르겠다. 자기만의 기준이 있는건 확실한데 감이 잡힐 것 같다가도 의문부호가 생긴다.
논란이 되고 있는 타순도 어차피 타자가 이겨내야할 문제라고 보니까.
(어차피 어제처럼 찬스마다 말아먹은건 온전히 타자 문제였으니)

결과적으로 보자면 우리 팀은 올해 6위로 마무리하면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
5위와의 격차를 좁히다가도 어이없이 내주며 멀어지는걸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올해를 안식년으로 생각했던게 결국 맞는 이야기 였었다.

우리는 감독도 육성하는 중인가보다.

어지간하면 이번 시즌은 욕 안하고 보려고 했는데 by 케이즈

장정석은 정말 븅신이 맞는 것 같다.

대체 뭘 믿고 쟬 감독으로 앉혀놓은걸까?

무사 2,3루에서 한점도 못뽑는 감독은 진짜 오랜만에 본다.ㅋㅋ

2017.01.30. by 케이즈

1.
블로그질이 소홀했던 이유에는
야구가 비시즌 기간이었던 것도 있겠지만

여러가지 개인사정이 복합되면서 놓아버린 탓이 더 크다.

아니, 제일 큰 이유는 게으름이겠지.

2.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이직한 직후 아버지가 연탄을 피워 자살을 시도하고,
실습기간이라며 현장에서 육체노동을 하기도 했으며,

자살시도가 미수로 그쳤다고 생각했지만 한달만에 카운터로 후유증이 오는 바람에
치매+파킨슨이 같이 온 아버지를 돌보느라 이직한지 얼마 안된 회사에서 없는 연차를 며칠씩 끌어다 쓰기도 했고
어찌해야할바를 몰라서 보건소 문이 열리기만 전전긍긍하면서 똥오줌을 받아내고
잠시라도 눈을 돌리면 집밖으로 나가거나 집안을 난장으로 만들까봐 삼십분 이상을 잔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쓰러진 직후부터 온갖 빚독촉이 날아오기 시작하면서 부친의 금전감각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게 되었고
병원에 입원을 시켰음에도 본인의 상태를 인지하지 못한 덕분에 정밀검사에 애로사항이 꽃 피었다.
입원 후에는 평생 안볼 것 같은 견원지간이었던 고모가 와서 간호해주었고,
나 또한 회사를 조퇴해가면서 교대로 간호를 했다.

이 모든게 이직 후 두달 안에 벌어진 일이었다.
정확히는 한달 반.

3.
구질구질하게 너한테 폐 끼치지 않겠다던 호언은
언제나 그랬던 약속들처럼 공허하게 되었고
남은 평생을 남에게 의지하며 살게 되었다.
심지어 그 대상이 가장 싫어했던 고모와
가장 열등감으로 미워했던 나라는게 아이러니한 일이었고,
이 일이 결국 고모와 내가 어느정도 양보하고 이해하고 타협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 또한 아이러니였다.

실습기간이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와서 업무배치가 끝나기도 전에
이해가 안가는 승진을 하게 되었고
그 책임감에 경력과 상관없는 업무에 배치되었음에도 속으로 앓으며 12시까지 야근해가며 투쟁한 끝에
스트레스로 몸이 급격히 망가지고 살이 갑자기 쪘으며, 자신감 상실로 이어지는 테크를 타게 되었다.

결국 버티다 입사지원서의 경력과 다른 업무에 배치되었다는 것을 고백하고 나서야
(그리고 그 직후 한차례 크게 아프고 나서야)
업무의 재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아버지는 병원의 명당자리에서 일없는 평일에 본인이 그러했던 것 처럼
누워서 티비만 보는 일상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그토록 신경쓰고 시달렸던 부채의 압박은 결국 해결하지 못한채
(대출 받은 날짜가 너무 최근이라 파산신청도 안되었기에)
오롯이 나의 문제로 넘어오게 되었다.
법적으로야 내 책임은 없다지만, 어디 사람들이 그러한가.
니 아버지 보증섰다가 이 꼴이 되었으니 니가 대신 갚아라,하고 달려오는 사람들에게
그러게 왜 믿으셨어요,라고 말하기도 지치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조금 잠잠해졌다.

4.
폭풍같은 연말이었다.
정신 없었고, 너무 힘들었으며, 굉장히 고된 나날이었다.

쏟아내고 싶은 이야기가 있던 날에는 몸이 힘들었고,
시간이 있는 날에는 정신이 힘들어 징징대는 일이 될까봐 인터넷선을 뽑았다.

이제 모든게 나아졌다,하는 상황은 아니다.
그냥 정점을 찍고 간신히 조금씩 내려오는 정도.

아버지는 정신도 나가고 사지를 못움직여 욕창까지 오는 단계를 거치고 나서야
(그리고 병원을 옮기고 나서야)
자기 생각을 더듬더듬 말할 수 있는 단계까진 왔으며
(물론 아직 오락가락하시지만.)
아직은 누워만 계시지만 상태는 확실히 돌아오고 있다는게 눈에 보인다.

나는 하루하루를 고모에게 시달리며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아직도 남은 미련을 포기 못하고 버티는 나날을 반복하는 중이다.
확실한건 블로그에 글을 쓸 정도로 시간과 정신의 여유가 생겼다는 것.

5.
야구쪽은...뭐.
염경엽을 욕할 마음은 없다.
욕할 정신이 없었다가 시간 지나고 욕하기 민망한 상황이라는게 좀 더 정확할지도.

그보다 현재 현장인력을 배치하는 형태가 불안한데,
프런트 야구로 돌파하겠다는 의지 자체에는 뭐라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중에는 감독이 해줘야할 수많은 판단들이 있다.

과연 현장의 분위기를 겪지 않고 바로 감독으로 투입되는 사람들이
그 판단을 잘 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이 된다.
누굴 중용하고 누굴 후보로 돌릴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그러하다.
경력이 없고 결과를 보이지 못한 감독일수록 그러한 것에 더 잘 흔들린다.

그나마 잘했다고 생각한 염경엽조차 비판받는 부분들이 많았으니까.
사실 이 문제는 10개 구단 공통 사항일 것이지만.

염경엽이 포스트시즌 말아먹고 도망갔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지만,
사실 평준한 전력으로 구멍을 막아가며 돌려왔던 팀이라 그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냥 거기까지가 우리 한계였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올해도 딱히 더 좋다라고 생각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나마 김세현을 강력한 마무리로 성장시켰다는 점,
이보근의 실전감각을 작년 한해동안 어떻게든 끌어올렸다는 것,
김상수의 문제점을 파악했다는 점 정도가 작년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야수진에서 커줘야할 임병욱은 아직도 미완의 기대감만 갖게 해줬으니까.

6.
솔직히 올해가 오는게 겁났다.
얼마나 더 힘들어질지 몰라서.

이제 고생은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마다 그걸 넘어서는 일이 터지더라.
화장실에서 문득 보았던 문구중에
신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만큼의 고난을 준다는데
신이 있다면 정말 개새끼라고 말하고 싶다.

그만 좀 괴롭혀라.

2016.10.17 - 그렇게 올해의 야구가 끝났다. by 케이즈

0.
예전부터 말했었지만, 난 페넌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단기전은 가지고 있는 물량을 모조리 몰빵하는 자리라서 정말 선수단 자체의 능력치가 중요하다면,
장기전은 힘의 분배를 골고루 하면서 변수까지 감내해야하니까.

그렇다고 포스트시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건 아니다.
강팀으로 인정받은 팀들이 진검승부를 펼친다는 것만으로도 매력이 있으니까.

다만 난 페넌트레이스를 더 중요하게 본다는 것 뿐이고,
그래서 어찌되었든 올 시즌에 만족한다.

팀 단위로 싸웠던 힘이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지지 못한,
소위 말하는 '미치는 선수'가 나오지 못한 점이 제일 아쉽고

우리 팀은 5강안에 들은 팀들 중에 가장 애매한 전력을 갖추고 있는 팀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기에 3위로 시즌을 마친 이 팀에 박수를 보낸다.

난 7위정도 예상했었으니까.

1.
감독이 경기를 던졌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공감하지 못했다.
감독의 말대로 맥그레거가 키였다.
어차피 맥그레거가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밴 헤켄 혼자서 무얼해도 소용없었기 때문이다.
신재영이 아무리 잘했었어도 신인은 신인이니까.

1차전에 밴헤켄을 내보냈어야지, 하는 글을 보면서
1사만루를 두번이나 날린 팀인데 투수가 바뀌었다고 뭐가 나아졌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1차전에서 못올라온 타격감이 2차전에 터지면서 '그래도 해볼만하다'라는 믿음을 주었고.

보너스와도 같았던 신재영을 지나서, 결국 맥그레거로 돌아왔건만
결국 딱 기대치만큼만 보여줬었다.

그러나 두 경기 모두 어디서 말렸냐고 본다면 야수진에서 말렸다.
보이는 실책, 보이지 않는 실책으로 한점을 우습게 내줬고
그 결과가 3-1의 시리즈 스코어였다.

만약 기회가 온다면, 밴헤켄에게 조금의 휴식을 더 주고 시리즈를 결정짓겠다는 생각이 나쁜건 아니었다.
내년에도 맥그레거가 던져줘야한다면 경험치 먹이기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고.

밴 헤켄 없이 3승 11패면서 뭔 똥배짱이었냐,에 대한 내 생각이다.
어차피 밴 헤켄이었어도 달라지는건 없었을거다.
오히려 필승카드가 허무하게 소비될수도 있었으니까.

2.
야수들의 집중력저하, 혹은 긴장감이 눈에 보였다.
타선의 집중력이 아쉬웠고 타선은 산발적이었다.
잘맞은 타구는 야수정면이었고, 존을 벗어났다고 생각한 공은 여지없이 들어왔다.
미쳐 날뛰는 선수는 없이 고만고만한 수준으로 경기를 풀어나갔고,
그게 시즌 내내 보여줬던 모습이기에 그냥 그러려니 했다.

모든 기운이 엘지에 모여있는 것처럼 보였다.
흐름이 넘어갈뻔한 실책을 저지르고서도 그대로 만회하는 플레이를 보이기도 했고,
병살이 될 타구가 애매한 코스로 흘러가서 1점을 내주기도 했고,
구위에 눌린 타구가 배트가 부러지면서까지 내야수를 넘겨버리기도 했다.

행운에 더해서 선수들의 집중력 또한 돋보였었다.
실책이 나오더라도 곧바로 자신의 플레이를 선보였었다.
그리고 그럴 시간을 마련해준 마운드의 힘 또한 높았다.
몇 없는 자원으로 시즌 내내 돌려막기를 하다가 터져나간 넥센과는 비교도 안될 뎁스였다.

그동안 인고했던 시간들이 보상받는 듯했다.
그 뎁스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긴 시간을 공들였는지.

3.
페넌트시리즈의 성적에 비하면 염감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참 형편없었다.
'아니 그정도면 잘했지 더이상 뭘 바라나요'하는 팬들도 있지만
'더이상을 바라는게 좋죠'하는 팬들도 있기 마련이다.
4강도 못간 팀들이 널렸는데 배부른 소리한다고도 하지만
포스트시즌 성적이 안좋다고 내쫓기듯 나가는 감독들도 많았다.

프런트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는게 이점이 될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단점이 될수도 있다.

롱릴리프로 구상되었던 김대우가 빠진 공백은 시즌 내내 이 팀의 발목을 잡았고,
채태인이 그만큼 해주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항상 간직하게 만들었다.

물론 '올해는 안식년이고 내년, 내후년이 본격적입니다'라고 할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한다면 더더욱 이해가 안가는 트레이드였었다.

감독이 구상했던 시즌을 구단주의 생각으로 독단적으로 처리를 해버리는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성적이 조금 오르니 여기저기서 감놔라 배놔라 하는 짓거리들이 지쳤는지도 모르겠다.
혹은 쩌리가 될뻔한 팀을 훌륭하게 위에 올려놓으면서 '난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라며 어깨가 높아졌을수도 있다.

지친 것인지, 오만해진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동안의 행보를 본다면 정말 쉽지 않은 자리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주었다.

세상에는 충분한 자원을 갖고도 성적을 못보여주는 감독도 많기에
부임 이후 줄곧 4위안에 올려놓은 업적이 쉽게 폄하될만한 일은 아니다.

그동안 고생하셨다.
가능하다면 더 좋은 모습으로 같은 자리에서 보고 싶다.

4.
올 시즌은 생각치도 않게 많이 행복했었고,
그래서 올라간 기대치에 불행하다고 느끼기도 했었다.

순전히 내 욕심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감독이 올지는 모르겠으나 과연 전임 감독의 향수를 지울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그러나 올 시즌을 보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쓸데없는 걱정은 미리 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러니 그냥 내년 시즌을 기대하겠다.

5.
좋은 떡밥거리이기도 하고 팝콘거리이기도 하니 오르내리는건 그러려니 하는데
대충 그냥 씨부르면서 '아이톨쥬'를 외치는 새끼들을 보니 개갈 안난다.

게다가 그 중에는 내 부족함을 통렬하게 질타하던 사람도 있으니 더더욱.
병신은 나 하나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세상에는 더욱 많은 병신들이 있기 마련인거다.

결국 내가 병신이니 주위에 그런 새끼들이 꼬이는 거라고 생각하련다.

다른 팀 평을 하려다 괜한 분란일까 싶어 몇번이나 글삭제를 눌렀던 올 시즌을 생각하면
니 새끼들 팀은 얼마나 잘되는지 함 봅시다,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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